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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아들 그림 통해 행복 전도사 되고 싶어요”… ‘서번트 증후군’ 캘빈씨 스토리
문화본부
2017-07-25 11:55:05

“아들 그림 통해 행복 전도사 되고 싶어요”… 

‘서번트 증후군’ 캘빈씨 스토리

‘갤러리815’서 27일까지 전시회, 한국선 첫 번째… 총 200점 전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재 화가 캘빈 신(왼쪽)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갤러리815에서

어머니 신영춘씨와 함께 작품 앞에 서서 미소 짓고 있다. 전시회는 27일까지다. 이병주 기자

 

“캘빈의 그림을 보면 나도 모르게 행복해져.” 
 
캘빈(22·한국이름 신형민)의 어머니 신영춘(53)씨는 지인들의 이 말을 듣고 캘빈의 첫 번째 그림 전시회를 열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어느덧 세 번째다. 그림으로 행복을 전하는 ‘행복 전도사’ 캘빈이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갤러리815’에서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캘빈의 서번트 드로잉-자폐아의 눈으로 본 행복한 세상’의 주인공, 캘빈은 ‘특별한 아이’다. 3살 때 자폐 진단을 받은 그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앓고 있다. 서번트 증후군이란 중증 정신장애를 가진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희귀한 현상을 말한다. 이 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예술, 수학 등 특정 분야에서 천재성을 드러낸다. 
 

 

캘빈이 천재성을 보이는 분야는 ‘미술’이다. 순간적으로 이미지를 사진 찍듯 기억하는 능력, 입체적으로 사물을 보는 능력, 탁월한 상상력과 미적 감각은 캘빈을 ‘천재’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캘빈은 9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신씨는 “캘빈은 처음엔 연필 쥐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름대로 연필을 쥐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고 회상했다. 캘빈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지만 종이 크기부터, 재료, 소재까지 알아서 선택하고, 영감이 떠오르면 단숨에 그림을 완성해낸다. 
 
캘빈은 그림을 왜 그리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요(I like drawing)”라고 답할 뿐이다. 캘빈의 그림 사랑은 놀랍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까지 그림을 그리고 어딜 가든 펜과 종이를 챙긴다. 하루 10시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신씨는 “단 1분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던 아이가 10시간 넘게 뭔가에 집중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고 말했다.
 
캘빈은 이미 미국에서 두 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캘빈의 그림을 좋아하는 지인들 성화에 못 이겨 집에서 작은 전시회를 연 게 첫 번째다. 이후 2015년 봄, 스카츠데일 공연예술센터에서 1만점의 그림 중 70점만 추려 두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그해 8월엔 애리조나주 교육부에서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피플(People)’이라는 작품이 최우수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시 때마다 생긴 이익금은 자폐증 센터, 의료봉사 비영리단체에 각각 기부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200점이 전시됐다. 어렸을 때 캘빈이 그린 그림부터 최근 작품까지 전시돼 있어 캘빈의 변화된 그림 스타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림은 구매할 수도 있다. 이번 전시 수익금도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캘빈의 그림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한다. 신씨는 “사람들은 장애를 가진 이들을 불행하다고 여기지만 나와 캘빈은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다”며 “아무런 욕심 없이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캘빈을 보며 나도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캘빈의 그림을 통해 꾸준히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사진= 이병주 기자